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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아동 부모를 위한 교육 및 심리 정보

발달장애 아동의 연령에 따른 발달 특징과 부모의 역할

by lucksoon365 2025. 5. 26.

발달장애 아동의 연령에 따른 발달 특징과 부모의 역할

1. 성장의 속도가 다를 뿐, 의미 있는 발달

발달장애 아동의 성장은 일반적인 발달 경로와는 다른 속도를 가집니다. 언어, 인지, 사회성, 운동기능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지연되거나 독특한 방식으로 발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의 ‘또래 기준’을 적용하기보다 아이만의 성장 곡선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아이가 똑같은 시기에 같은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발달장애 아동은 특정 영역에서는 발달이 느리지만, 어떤 영역에서는 뛰어난 집중력이나 감각적 민감성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발달의 불균형을 부모가 미리 알고 준비한다면, 아이의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양육 방향을 조율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장이 더디다고 해서 그 시간이 덜 소중하거나 의미 없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한 걸음 한 걸음을 지켜보며 응원하는 그 시간은 부모와 아이 사이의 관계를 의미있게 만들 수 있는 기회입니다.

 

2. 영유아기(0~3세): 초기 관찰과 민감하게 돌보는 시기

영유아기는 아이의 기초 발달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 발달장애 아동은 감각 자극에 과민하거나 무반응한 경우가 있고, 옹알이, 눈맞춤, 손짓 등의 초기 의사소통 행동이 또래보다 늦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자주 하는 말 중 하나는 “아이가 말을 너무 늦게 해요”,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어요”입니다. 이러한 초기 신호는 발달적 지연 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같은 특성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민감한 관찰과 조기 개입이 중요합니다.

이 시기의 부모 역할은 ‘정확한 판단’보다 꾸준한 반응과 상호작용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아이의 시선, 몸짓, 소리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것에 따라 이야기를 나누거나 놀이를 유도하는 방식이 발달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조기에 성장발달 검사를 받고,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개입 시기를 판단하는 것도 이 시기 부모가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입니다. 늦기 전에 아이의 언어, 사회성, 감각 발달을 돕는 개입이 시작된다면, 이후 성장 과정에서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3. 유아기 및 아동기(4~10세): 사회성과 학습의 기초 형성 시기

유아기와 아동기는 아이가 가족을 넘어 또래와 관계를 맺고, 학교나 사회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발달장애 아동의 경우, 이 시기에 또래와의 상호작용, 학습 환경 적응, 규칙 이해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사회적 관계 신호를 해석하거나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해 오해를 사거나, 특정 자극에 민감해 수업 시간에 집중하기 어려워지는 등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부모의 역할은 이 시기부터 ‘대신해주기’에서 ‘함께 해보기’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아이가 사회적 관계에서 실수를 하더라도 즉각적인 지적보다는 경험을 통해 익힐 수 있도록 유도하고, 반복적인 연습과 칭찬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이 시기는 자기 통제 능력과 기본 학습 습관이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생활 루틴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감정 표현을 배우는 놀이, 역할극, 이야기 나누기 등 감정코칭 중심의 활동이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학교생활에서의 어려움이 클 경우, 개별화교육계획(IEP) 등을 통해 교사와 협력하는 것도 부모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교육기관과의 신뢰 있는 협력은 아이가 학교 내에서 안정성을 느끼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4. 사춘기와 청소년기(11세 이후): 자립성과 자아정체성의 준비기

사춘기 이후의 발달장애 아동은 외형적으로는 일반 청소년과 다르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정서적 및 사회적 갈등은 오히려 더 복잡해집니다. 변화에 민감한 특성, 사회적 기대의 증가, 또래 관계에서의 배제 경험 등은 자존감 저하와 심리적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성에 대한 호기심이나 신체 변화에 대한 불안,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겹쳐 이 시기에는 감정기복이나 행동 문제도 종종 발생합니다.

부모는 이 시기에 무엇보다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대화의 문을 닫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넌 아직 어려", "그건 나중에 생각해도 돼" 같은 말은 오히려 아이의 불안을 키울 수 있습니다. 대신 “그럴 수 있어”, “나도 그런 생각을 해봤어” 같은 공감과 지지를 통해 아이의 자아정체성을 스스로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 역할입니다.

이 시기의 부모 역할은 ‘감정 조율자’이자 ‘미래 설계 촉진자’입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 일상 생활 능력, 대인 관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아이와 함께 목표를 세우고 작은 성공 경험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성인기로의 전환을 위한 자립 훈련, 사회적 기술 훈련 등도 점차적으로 시작되어야 하며, 지역사회 자원과 제도를 적극 활용해 아이가 성인이 되어도 안정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당신의 아이는 지금, 그 나름의 자신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 속도는 느릴 수도 있고, 방향은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시간은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부모가 그 길을 함께 걸어준다면, 아이는 자신의 방식대로 삶을 살아갈 힘을 얻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