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장애 아동 부모를 위한 교육 및 심리 정보

자폐인 우리 아이는 왜 다르게 행동할까?

by lucksoon365 2025. 5. 25.

자폐인 우리 아이는 왜 다르게 행동할까?

1. ‘다름’은 잘못이 아니라 ‘다르게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느끼는 방식, 반응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흔히 자폐 아동의 행동을 두고 ‘이상하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기 쉽지만, 사실 그 대부분의 행동은 그 아이만의 감각과 정서에 따라 아주 ‘의미 있는 방식’으로 드러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특정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반복적인 행동을 보일 때, 그것은 단순히 버릇이나 고집이 아니라 감각 정보에 대한 독특한 반응 또는 긴장 완화를 위한 자기 조절 행동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 해도, 아이에게는 분명한 이유가 있고, 그 나름의 스스로의 기능이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자폐 아동의 행동은 의도적으로 반항하거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세계에서 질서를 유지하고, 외부 자극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식일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2. 눈에 보이는 행동보다 중요한 건 내부의 숨은 감정

많은 부모들이 자폐 아동의 외형적인 행동에 주목합니다. 예를 들어 소리를 지른다거나, 특정 장난감을 반복적으로 정렬하거나, 낯선 장소에 가면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이런 행동은 때때로 문제행동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 안을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감정’과 ‘욕구’가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자폐 아동은 언어나 표정, 몸짓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래서 감정이 격해졌을 때에는 행동을 통해 약간 공격적이게 느껴질 수 있게 직접 표현하는 방식을 택하게 됩니다. 울음은 불안의 표현일 수 있고, 반복행동은 혼란스러운 환경에서 스스로 안정을 찾으려는 시도일 수 있습니다.

특히 변화에 대한 민감함이나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대한 두려움은 자폐 아동에게 매우 강한 스트레스가 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행동은 종종 ‘고집’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상황이 불편하고 불안해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나오는 반응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러한 행동을 단지 ‘문제’로만 바라보지 않고, 무엇을 말하려는지, 어떤 감정이 담겨 있는지를 제대로 바라보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3. 행동의 또 다른 의미를 읽는 연습은 관계의 시작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단순히 양육 기법이 아닙니다. 그것은 아이와 진짜로 연결되는 출발점입니다. 말로 감정을 나누기 어려운 아이와의 관계에서 행동은 곧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한 빛을 좋아해 계속 쳐다보거나, 하루에 수십 번씩 문을 열고 닫는 행동이 반복될 때, 그 행동 자체를 멈추게 하려 하기보다는 왜 그 행동이 필요한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를 함께 관찰하고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아이가 그 행동을 통해 무엇을 조절하고 있는지 이해하게 되면, 점차 그 행동을 대신할 수 있는 안전한 방법을 함께 찾아줄 수도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의 행동에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의미를 이해하려는 태도를 보일 때, 아이는 서서히 자신의 세계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믿음의 신호를 받습니다. 이는 곧 부모와 아이 간의 신뢰를 형성하고, 더 깊은 정서적 교류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됩니다.

 

4. 이해는 변화보다 먼저이다

자폐 아동의 행동은 때때로 부모에게 혼란과 당혹감을 안깁니다. 주변의 시선, 반복되는 상황, 통제되지 않는 환경 속에서 ‘이 행동을 고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아이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전에 꼭 기억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해는 변화보다 먼저 시도 되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무작정 행동을 고치려 하기보다, 그 행동이 가진 의미를 먼저 파악하려는 태도가 우선입니다. 아이가 왜 그렇게 반응하는지, 무엇이 아이를 불안하게 만드는지, 어떤 상황에서 그런 행동이 두드러지는지를 함께 살펴보다 보면, 아이가 처한 심리적 배경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해받는 경험은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큰 안도감을 줍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를 더 잘 알게 되고, 변화는 그 이후에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습니다. ‘왜 다를까’를 고민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어떻게 함께할까’를 고민하는 순간, 자폐 아동과의 관계는 조금씩 확장되고 더 깊어집니다.

우리 아이는 다르게 행동합니다. 그리고 그 다름은 잘못이 아니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아름다운 표현일 수 있습니다. 그 표현을 읽고 이해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아이에게 가장 따뜻한 응답이 될 것입니다.